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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山寺에서 벌어진 기독교와 불교의 끝장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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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선사 작성일17-07-14 10:37 조회4,2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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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시간 | 2017/07/13 10:34


"세상과 소통하지 않으면 종교 범위 축소될 것"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산자락 사찰에서 기독교와 불교를 대표하는 종교학 연구자 12명의 1박 2일 끝장토론이 벌어졌다.

종교 평화를 위한 토론 모임인 '레페스(REPES·Religion and Peace Studies) 포럼'은 13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금선사에서 제2회 심포지엄을 매듭지었다.

'탈종교 시대의 종교와 종교인'이 주제였던 만큼 토론은 뼈아픈 반성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손원영 전 서울기독대 교수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신자'가 증가한 이유를 "종교에 대한 비호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도권 교회의 목회자 세습, 무리한 교회 성전 건축, 목회자의 윤리적 탈선을 비롯해 교회의 자본주의화, 제국주의적인 무례한 선교방식에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원영 전 서울기독대 교수
손원영 전 서울기독대 교수

 

김용표 동국대 불교학과 명예교수는 종교인구 감소에 위기감을 느낀 주류 종교가 내놓는 대책이 근본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명상과 치유, 연등회 등 종교 의례와 수행의 대중화는 종교의 저변을 넓히는 것 같지만, 대중이 겪는 고통을 임시방편으로 해소하게 해 더욱 고착시킬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대중이 종교를 이미지나 상품으로 소비하도록 이끌고 '종교적인 것'을 상품화해 시장 체제로 편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종교가 세계와 소통하지 않는다면 종교 현상이 지속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종교도 종교의 영향을 받는다"며 "기독교가 전통문화를 의식적으로 밀어내지만 실제로는 유교적 사회질서와 불교적 내세관, 무속신앙 등이 한국인이 기독교 언어를 재해석하게 해주는 지평"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마당에 종교와 종교 아닌 것의 경계를 '실선'으로 나누는 건 불가능하다. 불교와 기독교의 경계도 '점선'일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으면 탈종교 시대의 종교는 최소한의 실선 안으로 움츠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선사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난상토론을 벌인 이번 심포지엄에는 불교 측을 대표해 김용표 동국대 교수, 이도흠 한양대 교수, 류제동 성균관대 초빙교수, 원영상 원광대 연구교수, 박연주 일본 난잔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그리고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인 명법 스님이 참석했다.

기독교 측에서는 김은규 성공회대 교수, 이찬수 서울대 HK 연구교수, 손원영 전 서울기독대 교수,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 이관표 협성대 초빙교수가 참석했다. 기록과 정리는 전철후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이 맡았다.

레페스 포럼은 지난해 1월 한 개신교 신자가 경북 김천 개운사에 난입해 "불교는 미신"이라며 불당을 훼손한 사건을 계기로 출범했다.

손원영 전 교수는 당시 종교간 화합 차원에서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 활동을 펼쳤고, 서울기독대는 이를 '우상숭배'라며 손 전 교수를 파면한 바 있다.

cla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13 10:3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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