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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껫의 큰 장점은 해변이 아름답다는 것.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기의 바다는 잔잔하고 평화롭다.
2025년 10월, 태국 푸껫을 다시 찾았다. 이전 한 달 살기와 달리 우기 시즌에 도착했다. 태국의 대표 휴양지 푸껫은 한때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았으나, 요즘은 한물간 여행지로 취급받는 듯하여 서운하다. 우리 부부가 섬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지중해의 근사한 섬이 아니라 푸껫을 다시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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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여행
시밀란 군도는 ‘아홉’을 뜻하는 말로, 푸켓 북부 해안선에서 약 70 km 떨어진 해역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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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때가 푸껫의 성수기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습도도 낮아 쾌청한 남국의 날씨 속에서 섬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바다는 예쁘고 파도는 잔잔하여 아름다운 해변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건기에 푸껫에 왔다면 시밀란 군주식무료추천
도(Similan Islands)를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만 개방하며 9개 섬으로 이루어진 스노클링 명소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스노클링을 했지만, 이처럼 맑고 투명한 바다와 다양한 산호, 바다거북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은 손에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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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섬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싶다면 오토바이 렌트가 필수다. 특히 푸켓에선 여자고 남자고 할 것 없이 이륜차를 몰고 다니는 여행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푸껫에선 늘 스쿠터를 빌린다. 대중교통이 썩 훌륭하지 못한 푸껫에서 우리 부부의 ‘생존템’이다. 푸껫은 다 좋지만, 항상 교통이 문제다. 모바일릴게임접속하기
택시는 방콕이나 치앙마이에 비해 비싼 편이고, 교통 체증도 상당하다. 차량 공유 서비스도 매일 이용하면 비용이 꽤 들어간다. 섬 생활은 온종일 해변에서 뒹굴 수 있는 나 같은 사람도 좀 심심한 구석이 있다. 그럴 때 어디든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스쿠터가 있으면 좋다. 다만 한국에서 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국제 운전면허증도 발급받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포기한다. 종민 역시 5번의 실패 끝에 합격했으니 여행 준비부터 참으로 번거롭다.
최근 푸껫 렌탈샵은 이륜차를 몰 수 있는 국제 운전면허증 A칸을 반드시 확인하고 있다. 125cc급 스쿠터 렌트비는 하루 200밧 수준(한화 8000원)이고, 한 달은 장기 할인해서 약 3000밧(12만원) 수준이다.
‘은퇴나 퇴직 후 50대 이후를 어떻게 살아야지?’라는 고민을 한 번쯤 해 보았다면, 또 인생 2막을 동남아에서 한 달 살기를 꿈꾼다면 2종 소형 운전면허증보다 더 큰 성취감은 없다. 동남아 한 달 살기의 필수품은 다름 아닌 오토바이 면허증이다. 간혹 면허증이 없어도 불법으로 렌트를 해 주는데 이때 사고나 단속에 걸리면 책임은 온전히 운전자가 진다. 오토바이는 비용 면에서도 매우 합리적인데 동남아라면 어디든 월 100달러 정도에 두 사람이 한 달 동안 탈 오토바이를 빌릴 수 있다. 우리 부부는 매년 추운 겨울, 따뜻한 동남아에서 지내며 이렇게 교통비를 아끼고 있다.
이번에 도착한 우기 시즌이 꼭 나쁜 건 아니었다. 우선 숙소비가 저렴해진다. 하루에 두세 차례 내리는 비 덕분에 선선한 바람도 분다. 우기의 느긋한 일상에 빠져드는 것도 낭만이다. 사실 나는 한 달 살기를 사랑하지만 짧게 머무는 호캉스도 좋아한다.
호텔 숙박객 대부분이 섬 투어, 스노클링 등 외부 활동을 나가기에 오전에는 호텔 수영장을 이용하는 이가 극히 드물다.
푸껫은 태국에서 방콕 다음으로 숙박 시설이 많은 지역이다. 또한 장기 숙박객에게는 비수기 프로모션을 통해 저렴한 요금을 적용해 주는 곳이 많으니 예산에 맞게 호텔을 선택하면 된다. 조식 먹고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 낮잠을 자고 숙소 앞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여기서 팁 하나! 호캉스를 즐기려면 미리 수영을 배워 올 것을 추천한다. 수영할 줄 알면 호캉스를 10배 더 즐길 수 있다.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비를 맞으며 수영하는 낭만이 나를 소박한 행복에 이르게 했다. 김은덕 think-thing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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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여행
빠통을 찾는 많은 이는 방라 워킹스트리트에서 밤새도록 유흥을 즐긴다.
빠통(Patong)에 빠지면 푸껫 여행이 재미없어진다. 짧게 머무는 여행자는 호텔에 짐을 풀고 마사지를 받은 뒤, 방라 워킹스트리트(Bangla Walking St.)에서 밤을 즐긴다. 하루 이틀 근처 섬 투어나 스노클링을 떠나고 마지막 날에는 정실론 몰에서 쇼핑한 뒤 비행기에 오른다. 정작 푸껫에선 빠통 밖에 보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다. 푸껫 여행이 실망스러웠다면, 그것은 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푸껫은 제주도 약 3분의 2 크기의 거대한 섬이다. 이 섬의 약 70%가 산이다. 빠통을 조금만 벗어나면 해변 뒤로 꽤 높은 산이 즐비하다. 서쪽 해변에서 동쪽 도심으로 넘어가려면 산을 넘어야 하는 게 제주도와 닮았다. 서귀포에 사는 사람은 제주시에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이동 시간이 적잖이 걸리기 때문이다. 푸껫도 그렇다. 하지만 짐을 푼 빠통을 벗어나면 의외의 푸껫을 만날 수 있다. 우리도 ‘빅 부다 하이킹 트레일(Big Buddha Trails)’을 통해 이 섬의 새로운 얼굴을 만났다.
푸껫 타운의 상권은 화교가 중심이 된 다국적 사회다. 상점 간판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가운데 태국어로 상호명을 적고 그 옆에 영어와 중국어가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푸껫은 일찍이 아랍 상인이 무역하던 곳이다. 그 때문에 불교 국가인 태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유난히 이슬람 사원이 많이 보인다. 이후 대항해 시대에는 포르투갈 사람이 와서 ‘시노-포르투기즈(Sino-Portuguese)’ 건축 양식과 가톨릭 성당을 남겼다. 도교 사원도 많이 보인다. 주석 광산에서 일하려고 중국 남부에서 찾아온 화인(華人)의 영향이다. 푸껫 음식 속에 그들이 가져온 중화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중국인과 동남아인의 혼혈인 페라나칸(Peranakan) 문화도 그렇게 태어났다.
사정이 그렇다 한들, 불교 국가에 부처님이 없으면 섭섭하지 않겠나. 그리하여 산 정상에 거대한 부처상 ‘빅 부다’를 세웠다. 데크 로드가 잘 깔린 한국의 등산로를 생각하고 오르면 큰일 난다. 당장에라도 원숭이 무리가 도적으로 변모해 뭐라도 강탈할 것 같은 정글 숲이다. 여기에 폭우가 군데군데 길을 무너트렸다. 그런 길 위에서 밧줄을 부여잡고 열대의 더위와 해변의 습도를 뚫고 두 시간 정도 올랐다.
빅 부다 하이킹 정상에서 푸켓을 조망할 수 있다. 여행자 대부분이 차량을 타고 올라온다.
트레킹 끝 지점에서 차를 타고 오르는 사람들을 마주했다. 온몸이 땀에 젖은 상태에서 에어컨을 쐬며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만났더니 좀 허탈했다. ‘저리도 쉽게 올라오는 곳인데…’ 하지만 활기차고 생명력 넘치는 푸껫의 정글을 만났으니 일견 만족스럽다. 부처가 가부좌를 틀고 있는 사원은 현재 문을 닫았지만, 그 앞에 주차장이 전망대 역할을 한다. 정상에 오르면 푸껫 타운, 까타 비치, 까론 비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360도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산에서 내려온 뒤, 빅 부다에 오르는 투어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호텔 앞에서 차를 타고 하이킹 코스 입구까지 이동한 뒤 가이드 안내에 따라 산을 오르는 일일 투어가 있었다. 8만 원이 넘는 비용이다. 흠, 역시 우리끼리 걸어 올라가길 잘했다. 백종민 alejandrobaek@gmail.com
■ 푸껫 한 달 살기
「 비행시간 : 6시간 30분 날씨 : 건기인 11월~2월 언어 : 태국어 물가 : 태국에서 가장 높은 편 숙소 : 월 600달러 이상(집 전체, 중소형 콘도) 」
■ 여행작가 부부 김은덕, 백종민
「
김은덕 백종민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는 작가 부부이자 유튜버 부부. ‘한 달에 한 도시’씩 천천히 지구를 둘러보고, 그 경험의 조각들을 하나씩 곱씹으며 서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마흔여섯 번의 한 달 살기 후 그 노하우를 담은 책 『여행 말고 한달살기』를 출간했다. 지은 책으로 『사랑한다면 왜』 『없어도 괜찮아』 『출근하지 않아도 단단한 하루를 보낸다』 등이 있다. 현재 미니멀 라이프 유튜브 ‘띵끄띵스’를 운영하며 ‘사지 않고 비우는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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