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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지만13일 미국 유타주 오렘의 유타밸리대에서 미국의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사망을 추모하는 이들이 기념식에 참여하고 있다. 오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청년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사망 이후 미국에서 진보 진영을 비난하는 보수 진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념을 떠나 정치 폭력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며 화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증오의 목소리에 비하면 일부에 그친다. 커크의 죽음 후 미국을 넘어 세계 각지의 극우 진영이 결집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분노'와 '조롱'…꼬리 무는 정치적 갈등
커크의 사망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NBC방송에 양귀비게임설명
출연한 자리에서 "우리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를 상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켜보자. (좌파는) 지금 벌어지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크게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0일 유타주 오렘시 유타밸리대에서 커크를 살해한 혐의로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일)이 체포된 다음 날 나왔다. 사건 전날 로빈슨이 저녁 야마토5
식사 자리에서 커크를 강하게 비판했다는 가족의 발언과, 사건 현장에서 파시즘 관련 문구와 게임 커뮤니티 은어 등이 새겨진 탄피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그의 정치적 성향 및 범행 동기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일단 좌파의 행위로 낙인찍고 진영 간 갈등을 부추긴 셈이다.
클레이 히긴스(루이지애나·공화) 연방하원 의원은 엑스(X한국정보공학 주식
)에 "커크의 암살을 비난한 사람의 사업 면허·허가를 없애고, 그들을 모든 학교에서 내쫓고 운전면허까지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커크의 사망 이후 최소 15명이 커크의 사망과 관련된 게시글로 인해 해고나 정직 처분을 받았다. '찰리를 죽인 이들을 폭로한다'는 홈페이지에는 커크 사망 후 그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낸 41명의 신2011년주식
상이 공개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실제 커크의 죽음을 조롱한 이들뿐 아니라 폭력에 반대하면서 커크를 비판한 이들까지도 신상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화합' 목소리에도… 폭력 악순환 우려



스펜서 콕스 유타주지사가 12일 유타주 오렘에서 열바다이야기 게임장
린 기자회격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렘=AP 연합뉴스


일각에선 과열된 분위기를 멈추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암살 사건이 벌어진 유타주(州)의 스펜서 콕스(공화) 주지사는 12일 로빈슨 체포 발표 자리에서 "미국인들은 역사의 어두운 장이 시작될지 마침표를 찍을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폭력의 원인을 반대 진영으로 돌리기보다는 (폭력의) 출구를 찾자"고 호소했다. 코네티컷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청년 당원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유타밸리대에서 벌어진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정치적 폭력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로이터는 12일 "커크의 살해는 정치적 좌파를 보수 정체성과 권력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우파 일부에게 강력한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도 "미국 정치는 암살, 총격,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며 "커크와 친분이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 민주당의 지도부가 함께 나선다면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겠지만, 양측이 서로를 폭력의 원인이라고 비난하는 현 상황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에서도 활용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반이민 집회에서 한 시위자가 살해당한 미국의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사진을 들고 서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커크의 죽음은 미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극우 결집'의 동인이 되고 있다. 13일 영국 런던에서 무려 11만 명이 참가해 열린 대규모 극우 집회에서는 커크의 사진을 들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이 다수 목격됐다. 영국 극우정당을 지지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화상 연설에서 "커크는 냉혈하게 살해당했고, 좌파는 살인을 저지르고 살인을 축하하는 이들"이라며 선동적 발언을 이어갔다.
다른 나라에서도 극우 인사의 커크 추모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앨리스 바이델 대표가 커크가 "우리 삶의 방식을 증오하는 광신도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주장했고, 미국 워싱턴을 찾은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도 연설에서 커크를 '롤모델'이라 언급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의 대학 캠퍼스에서 한국의 복음주의 단체에 이르기까지 커크의 '문화 성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