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줄기찬 금리 인하 압박에도 버텼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개월 만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미 금리차 부담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도권 집값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는 변수로 꼽힌다.미 연준은 16~17일(현지시각)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4.00~4.25%로 25bp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단행된 금리 인하다.연준은 고용시장의 하강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실시간증권정보
제로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8월 비농업 고용은 2만2000명 증가에 그쳐 ‘고용 쇼크’를 안겼다. 시장 예상치(7만5000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난해 일자리 증가분도 기존 발표보다 91만1000개가 줄어든 수치로 대폭 하향 수정됐다.연준은 또 관세 부담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한 새 점최신릴게임
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도 경기 우려가 반영됐다. 점도표상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가 3.9%(6월)에서 3.6%로 0.3%포인트(p) 떨어졌다. 연준이 연내 0.25%p씩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한 셈이다. 올해 FOMC 회의는 10월과 12월 두 차례 남았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배경에 홍콩증시
대해 “고용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 위험 간) 균형이 바뀌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좀 더 중립적인 정책 입장을 향해 또 다른 조처를 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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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시선은 한국은행으로 쏠린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미 금리차는 1.75%p로 좁혀졌다.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완화되고, 한은의 통화 정책 운신 폭도 넓어졌다. 특히 국내 경기 여건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뒷받침한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관세 부담과 한·미 놀이터 릴박스
통상 협상 교착 등 대외 변수가 성장 동력을 제약하고 있다.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도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0.9%로 낮춰 잡았다. 한은·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전망(0.8%)과 큰 차이가 없는 0%대 성장률 전망이다. 이에 금융권에선 한은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정부의 2차 소비쿠폰 지급 등 재정 정책과 맞물릴 경우 경기 부양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금리 인하 재개, 트럼프 관세정책 등 대외 리스크 관련 요인과 국내 금융 안정 측면을 점검한 후 연내 한 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월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다만 집값과 가계부채 우려는 여전히 변수다. 정부의 6·27 대책에도 서울 강남권, 마포구, 성동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된 3월24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만3598건으로 이전 동기간(2만8202건)보다 19.1%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는 토허제가 전면 확대된 3월 말 대비 7월 서울 아파트값은 3.45% 상승했다. 송파구 7.65%, 서초구 6.55%, 강남구 6.43% 등 규제지역도 6% 이상 뛰었다. 주택거래 증가는 1~2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한은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16일 모교인 서울대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0.25%p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를 잡는 데 큰 영향이 없지만, 인하 시그널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 더 큰 고생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금리 동결은) 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에 불을 지르지 않겠다는 철학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