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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사] “당신이 우리들의 부처님이십니다” -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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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4-20 09:07 조회8,0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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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사] “당신이 우리들의 부처님이십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불기 2553(200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사를 발표하고, 국민들과 사회지도자들에게 화합과 상생의 삶을 당부했다.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고통의 바다는 모든 부처님들의 고향”이라면서 “모든 부처님들이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하신 일로 세간에 출생하셨으니,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하는 우리 이웃들이 있다면, 그들은 모두 우리들의 부처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관스님은 “세존은 불안해하는 우리들에게, 불안不安은 생멸하는 중생계의 실상이니, 오직 인간들의 지혜로운 용기勇氣와 자애로운 연대連帶만이 불안의 폭풍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면서 화합과 상생의 삶을 당부했다.

지관스님은 또 “번뇌의 중생계가 다하는 날은 기약할 수 없으며, 고통의 바다 아닌 곳 또한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오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혜로운 마음과 자비로운 행동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과 동행하는 일”이라면서 소외받는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오는 26일 전국에서는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찬탄하는 연등축제가 열리며, 5월 2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사찰에서 일제히 법요식이 봉행된다. 이와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50여개의 ‘자비의 손길’ 프로그램도 전국에서 다양하게 펼쳐진다.

윤승헌 기자/ dbstmdgjs@hanmail.net

<다음은 봉축사 전문>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하시는 

당신이 우리들의 부처님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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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초파일! 부처님께서 우리 곁에 오신 날입니다.

억조창생과 동행하며 고통의 바다를 항해하던 대비大悲의 범부께서 영원의 시간을 견디고 부처가 되셨습니다. 세간은 생사를 넘어선 그분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라 하여 석가세존世尊세존이라 칭송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수백겁을 지나 얻은 불생불멸의 열반언덕을 등지고, 고해苦海의 뜨거운 불꽃 속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존경하는 이천만 불자 여러분!

고통 받는 중생들과 영겁을 세월을 함께 하신 후, 다시 우리 곁으로 오신 석가세존의 대자대비행大慈大悲行을 수희찬탄隨喜讚嘆합니다. 불멸의 안락을 아낌없이 버리시고, 생사의 바다로 돌아오신 석가세존의 헤아릴 수 없이 크나 큰 대희대사행大喜大捨行을 수희찬탄합니다.

삼세제불이 중생을 자애하는 대연민의 마음-보리심-으로부터 출생하셨으니. 고통의 바다는 모든 부처님들의 고향입니다. 모든 부처님들이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하신 일로 세간에 출생하셨으니,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하는 우리 이웃들이 있다면, 그들은 모두 우리들의 부처님이십니다.

세존의 탄신은 사월의 팔일만이 아닙니다. 부처님이 출현하시는 모든 시간이 봉축의 초파일입니다.

탐욕의 불꽃이 보시의 강물로 흐르는 어느 날, 분노의 불길이 자애의 구름으로 변화하는 그 순간, 사견의 칼날이 지혜의 꽃잎으로 변하여 허공을 채우는 그 모든 계절에 부처님들은 출생하십니다.

존경하는 국민과 지도자 여러분!

다사다난한 지구촌 소식들은 우리 모두를 불안하게 합니다. 세존은 불안해하는 우리들에게, 불안不安은 생멸하는 중생계의 실상이니, 오직 인간들의 지혜로운 용기勇氣와 자애로운 연대連帶만이 불안의 폭풍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인간들의 자애롭고도 지혜로운 연대를 강조하던 오래된 전통에서는 인간계는 물론 물질의 자연계와 유정의 생명계 모두 자존과 품위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근대화이후 맹목의 기계문명과 무자비한 자본의 폭력은 지구촌 곳곳의 안정성을 해치며 불안을 증폭시켜 왔습니다. 우리들의 탐진치 삼독에서 출생한 무명無明의 폭풍이 되돌아와 인류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이천만 불자 그리고 승가대중 여러분!

여러분은 하늘과 땅을 제불의 국토로 아끼고 두려워하고, 뭍 생명들과 이웃들을 부처의 화현으로 섬기는 지혜롭고 자비로운 연대의 전통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일천칠백년 역사의 주인공主人公들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번뇌의 중생계가 다하는 날은 기약할 수 없으며, 고통의 바다 아닌 곳 또한 어디에도 찾을 수 없습니다.

오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혜로운 마음과 자비로운 행동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과 동행하는 일입니다.

무한한 자비심과 차별 없는 연민으로 돗대를 삼아 일심으로 나아가고,
비우고 버려 허공과 같은 마음으로 갑판을 삼아 일체중생과 동행하며,
지칠 줄 모르는 불멸의 열정으로 노를 저어 쉬지 않고 항해하니,
대비의 연꽃으로 출렁이는 고통의 바다에서는 이미 성불하신 부처님들이 미래에 출현하실 부처님들을 수기하고 계십니다.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하시는 여러분이 바로 미래의 부처님이십니다.

불기 2553년(2009) 음력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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