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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의 여행 - 10(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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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장 작성일12-03-15 16:38 조회4,1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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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의 여행(10)

육도윤회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과연 이것들이 리얼한 현실의 세계인가 아니면 사후의 세계나 혹은 영적인 세계인가 하는 점이다. 이런 사바대중의 궁금증을 풀어주어야 할 사람들이 바로 출가 비구들이다. 그들은 불법을 공부해서 중생을 제도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극히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의문에 대해서도 속시원하게 대답하거나 설명해 주는 비구가 없다. 내가 볼 때 선불교 천년을 거치면서 불법은 맥이 끊기지 않았나 싶다.

육도는 탐진치라는 마음의 3독이 어떤 수준에 머물러 있는가에 따라 인간의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순수한 마음의 세계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부처님께서는 분명히 설명하시기를 “육도의 윤회는 육신과 마음을 모두 가진 유정들이 한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육도는 모두 육신을 가진 생명들이 사는 실재하는 - 물론 불교의 교리로는 실재하는 세계란 없지만 - 세계이다. 여기서 실재라는 것은 “세계의 실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직접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현실 세계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혹을 갖거나 의심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지옥이나 아귀, 수라, 그리고 도솔천과 도리천 같은 천상의 세계는 인간세상이 아닌 영적인 세계, 혹은 별천지로 생각하는 오래된 편견과 선입관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쉽사리 인식의 전환이 어려울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편견을 버리고 냉철한 이성과 정연한 논리로서 이 세계를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육도가 전부 마찬가지이지만 지옥과 아귀와 축생은 탐, 진, 치라는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며 인간과 천상은 탐, 진, 치를 다스리는 정신적이고 내면적인 성숙의 정도에 따라 태어나는 자리를 말한다. 때문에 육도는 그 서 있는 토대가 모두 동일하다. 마음이라는 축대 위에 세워진 집들이다. 마음이 강고하면 이 건물들도 강고하지만 마음이 흔들리면 건물들도 흔들리고, 마음이 무너지면 건물들도 무너진다.

같은 토대에 서있는 건물들이며, 같은 원인에 기초한 현상들이기 때문에 육도는 그 본질과 성격이 모두 동일하다. 동일할 수밖에 없으며 다르다면 어불성설이 된다. 만약에 지옥이나 아귀, 도솔천이 영적인 세계이거나 사후의 세계라면 축생과 인간도 같아야 한다. 축생계와 인간계가 현실의 세계라면 지옥과 도리천도 역시 현실의 세계라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절대로 헷갈리는 일이 없는 분이시다. 개념없는 소리를 하시는 분이 아니다. 그래서 딱 부러지게 설명을 해주셨다. “육도는 모두 육신과 마음을 가진 유정의 세계이니라.”

그렇게 가르쳐주셔도 우리는 중심을 못 잡고 헷갈려서 미몽 속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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