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의 여행 - 3(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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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장 작성일12-03-12 08:35 조회6,181회 댓글0건본문
삼계의 여행(3)
욕계의 11개 나라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곧 “범생명계(凡生命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욕계 11천(天)의 주민들은 모두 “생명을 가진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지옥을 인간이 죽은 다음에 영혼의 상태에서 생전에 저지른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독교적인 사후관이 근래에 짬뽕되어 만들어진 개념이며, 불교의 지옥은 전혀 그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여섯 개의 하늘나라도 하늘 천(天) 자 때문에 잘못 생각하면 사람이 죽은 다음에 착한 영혼이 보상을 받아서 가게 되는 천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천만의 말씀입니다. 지옥과 아귀, 아수라, 그리고 도솔천과 타화자재천을 포함한 욕계는 그 전체가 생명의 세계이며,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는 육신과 마음을 가진 생명체들입니다.
부처님은 이 욕계에 살고 있는 생명을 네 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하셨습니다. 이것을 4생(四生)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생명이 태생(胎生)입니다. 모체에서 바로 태어나는 생명입니다. 사람도 태생이고, 개도 태생이고 소나 돼지도 태생입니다. 두 번째가 난생(卵生)입니다. 알에서 나는 짐승입니다. 물고기와 새와 파충류들이 모두 난생입니다. 세 번째가 습생(濕生)입니다. 수기(水氣)를 받아 생겨나는 생명입니다. 곰팡이, 이끼를 포함한 식물들입니다. 네 번째가 화생(火生)입니다. 화기(火氣)에서 일어나는 생명들입니다. 바로 미생물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바이러스,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들은 불의 기운을 받아 스스로 자기복제를 합니다. 빛이 만물을 비추듯이 만물에서 생명으로 발현합니다. 이게 화생입니다.
욕계는 이 4생(四生)으로 발현된 생명체들이 득실거리는 세계입니다. 욕망이 꿈틀거리고 본능에 몸부림치는 세계인 것입니다. 이 욕계는 비단 지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 광대한 우주 속에 무수히 많이 존재합니다. 생명이 사는 모든 천체가 욕계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개념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육도 중에서 인간(人間)이라는 나라가 있기 때문에 우리 사람들은 모두 인간이라는 나라에 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개념입니다. 우리 사람들은 육도의 11천에 모두 살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몸을 하고 있지만 사는 나라가 다릅니다. 이것을 확실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인간이라는 육도 중의 한 나라는 사람, 즉 호모사피엔스가 사는 나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몸을 받아서 태어난 생명 중에서 탐진치가 본능대로 마구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정제된 상태로 잠재되어 있는 생명의 수준을 인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정각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는 바탕을 가진 생명만을 인간이라고 합니다. 현재 60억 인구 중에서 인간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20억은 지옥에 살고 있고, 15억은 아귀세상에 살며, 10억은 축생처럼 살고 5억은 아수라장에서 죽고 죽이는 살육을 합니다. 1억 정도가 인간 세상에서 삽니다. 1천만명 정도는 천상에서 생활합니다. 이 나라들은 모두 각자의 마음이 결정합니다. 지옥의 마음을 가진 자는 지옥에서 살고, 아귀의 마음을 가진 자는 아귀세상에서 삽니다. 아수라의 마음을 가진 자는 아수라장에서 뒹굽니다. 천사의 마음을 가진 자는 천상에서 삽니다. 인간의 마음을 가진 자만이 인간세상의 주인입니다.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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