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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의 여행 - 6(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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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장 작성일12-03-13 09:55 조회6,2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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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의 여행(6)

육도 11천 중에서 가장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장소가 지옥입니다. 이 지옥에 빠지는 것이 비단 사람만은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꼭 사람의 몸을 하고서 지옥에 가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벌레의 몸으로 갈 수도 있고, 식물로서 지옥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수도 있습니다. 여러 짐승의 몸을 받아서 지옥에 빠지기도 합니다. 육도 11천은 각각의 하늘 아래에 특정한 유정만 사는 것이 아니라 수억만 유정들이 전부 11천에 살고 있습니다. 아귀세계에는 아귀만 살고, 아수라 세계에는 아수라라는 특별한 존재들만 산다고 생각하는 것은 역시 잘못된 개념입니다. 아수라인간도 있고, 아수라 개도 있고, 아수라 돼지도 있고, 아수라 독수리도 있고, 아수라 엉컹퀴나무도 있습니다. 아귀나 축생도 마찬가집니다. 그 정신의 수준이 아귀요 축생이요 아수라인 것입니다.

우리는 육도를 윤회할 뿐만 아니라 수억만 유정의 몸을 빌려입고 태어납니다. 오늘은 내가 인간이라는 옷을 걸치고 있을 뿐입니다. 어제는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한 옷을 입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유정이 사는 곳은 지구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주 전체로 보면 수많은 별들에 생명이 삽니다. 이 천체가 모두 윤회하는 육도의 장입니다. 그 별들에는 우리가 모르는 생명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옷을 입고 한 생을 살다가 지구로 오게 된 것입니다. 내일은 어디에 무슨 옷으로 갈아입고 태어날지 모릅니다. 지구는 육도 11천이 전부 다 있는 별이지만 어떤 별은 지옥만 있을 수 있고, 어떤 별의 생명체들은 전부 도솔천에 사는 것과 같은 복 받은 생명들일 지도 모릅니다. 육도 11천에 해당하는 수많은 세계가 우주에는 있고 지구는 그 11개의 하늘이 전부 다 있는 가장 복잡한 장소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해탈하기 위한 장소로 택하신 곳이기도 합니다. 지구는 성불하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 지옥과 타화자재천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몸은 역시 부처가 되기에 다시없는 바탕입니다. 때문에 지구에 인간으로 태어난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됩니다. 지금 못하면 또 어느 천년의 세월이 흘러야 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릅니다. 지금 공부해야 합니다.

지옥이 분노와 증오와 적개심으로 남을 해치고 괴롭힌 자들이 태어나는 곳이라면 아귀는 이기적인 욕심에 가득 차 남을 돕지 않고 보시를 하지 않은 사람이 태어나는 곳입니다. 지옥에 빠지는 자들의 죄가 해타(害他)라면 아귀에 빠지는 자의 죄는 이기(利己)입니다. 지옥이 분노의 세계라면 아귀는 탐욕의 세계입니다. 지옥의 벌이 불과 얼음이라면 아귀의 벌은 굶주림입니다.

아귀는 원래 고대 인도의 설화에 나오는 짐승으로 배는 남산만 하게 큰데 목구멍은 바늘구멍처럼 가늘어서 언제나 허기에 괴로워하며 산다고 합니다. 이 아귀는 고대의 설화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디오피아, 소말리아, 우간다, 방글라데시 같은 곳에 가면 뼈에다 가죽만 씌워놓은 앙상한 몸에 복수가 들이차 부풀어 오른 배를 하고 궹하게 꺼진 눈동자에는 죽음의 빛이 어리는 아귀들이 줄잡아 수천만 명이 됩니다. 이런 아귀들은 북한에도 많고, 과거에 아우슈비츠 같은 수용소에도 수백만 명이 있었습니다.

아귀의 세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곳이 아귀의 세계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떤 별은 생명체가 있기는 하나 그 환경이 너무나 나빠서 별 전체가 아귀와 같은 곳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남을 생각지 않고 어렵고 딱한 이웃을 돕지 않고 채워도 채워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탐욕에 사로잡혀 몸부림치는 삶을 살면 내일 우리는 그런 아귀가 되어 채워지지 않는 밥통을 부여안고 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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