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남 A 초등학교 특별 활동실 나무 바닥 곳곳이 파이고 틈새가 벌어져 있다. 백동현 기자


지난 16일 경남 지역에 위치한 A 초등학교. 이른 아침 내린 비의 여파로 학교 곳곳에 물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급한 대로 갈라진 벽 틈 아래에 걸레와 폐박스를 깔아 물기를 흡수시키고 있었는데, 닦아도 닦아도 벽 내부로 고인 물이 스며 나와 학교를 관리하는 미화원이 쉴 틈이 없었다.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50년 된 건물 벽이 버티기 어려웠던 탓이다.
◇쓰러져 가는 학교 건물= 일부 특별활동실에서는 천장에서 비가 뚝뚝 떨어지는 바람에 걸레뿐 아니라 반으로 자른 페트병을 받쳐 놓은 상태였다. 교실 전등, TV 등이 연결된 전선이 주식종목진단
바로 옆에 노출돼 있어 위태로워 보였다. 이 학교 교장은 “노후가 너무 심한 건물은 아이들 안전을 우려해 교실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선생님, 우리 학교 언제 무너져요’라고 묻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A 초등학교처럼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있는 학교는 경남 전체 학교 1025곳 중 473개 교에 달한다. 총면적 146만9437㎡로 일릴게임추천
반 축구장(7140㎡) 약 206개 크기다. 비단 경남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 시내에도 전체 학교 면적의 34%가 4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다.
학교 건물 노후화로 인한 문제는 비단 비 오는 날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나무 바닥이 깔려 있는 경우 곳곳이 파여 학생들이 넘어지기 일쑤다. 무더운 여름철이나 혹한기에 오래된 냉난방기가 고사파이어테크놀로지 주식
장이라도 나면 상대적으로 냉난방이 잘 되는 교실을 찾아 ‘유목민 수업’을 해야 한다. 아직 석면 제거 작업을 하지 못한 학교도 있다.
인근에 시설이 좋은 학교가 있다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된다. A 초등학교 교장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의 아파트 단지 안에 학교가 있는데, 환경 차이가 너무 나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의 시선을 KSS해운 주식
의식한다”고 말했다.






비로 인해 A 초등학교 벽면이 벗겨지고 교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 백동현 기자


◇줄어드는 교부금에 시설 개선 연기 우려= A오션파라다이스 다운
초등학교는 당장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경남도교육청의 판단에 따라 ‘미래학교공간 재구조화 사업’ 대상에 선정된 상태다. 하지만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축소되면 시설 개선이 미뤄질 수 있다. 교부금이 줄어들면 시설 사업이 당장 지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2곳을 제외한 15개 시도교육청이 시설 사업비를 대폭 감액하거나 조정하고, 시설 사업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A 초등학교가 있는 경남도교육청은 교부금이 줄어들면 인건비 인상분을 전액 편성하지 못할 위기다. 다른 시도교육청 중 일부는 명예퇴직 신청자에 대한 수당 지급도 못 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활동 등도 축소 가능성= 시설 사업비와 인건비를 줄여도 안 되면 결국 교육활동 사업비를 축소해야 한다. 학생들을 위해 마련하던 특별활동 행사와 교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수 등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학령인구가 감소했으니 예산이 줄어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 일선 현장과 동떨어진 진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수경 강원대 교수가 지난 9월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미래교육 대전환을 위한 지방교육재정 전략 포럼’에서 발표한 ‘유·초·중등 교육재정의 수급 전망과 향후 과제’ 발제문에 따르면,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원 수가 서서히 감소하고는 있지만 인건비·학교운영비 등은 교육 여건상 증가할 수밖에 없다. 남 교수는 “지방교육재정의 80%를 차지하는 인건비가 학령 인구 감소에 비례해서 줄지 않는다”며 “교육 영역에서 복지와 유아 단계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교육행정비’ ‘교육복지지원비’ ‘유아교육비’ 등이 매년 증가해 전체적으로 향후 10년간 매년 평균 약 97조5000억 원의 최소 재정수요액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고교 무상교육에서 시도교육청 분담 몫이 늘어나면서 시도교육청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다문화학생과 특수교육대상자 등 교육 재정 투입이 필수적인 ‘고수요’ 학생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공동기획 : 문화일보·전국시도교육감協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