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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감동이 스크린을 통해 다시금 관객들을 찾아간다.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배우 박은태, 규현을 비롯해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와 박재석 영화감독이 참석했다.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2024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10주년 건국대취업지원 공연 실황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세기 유럽, 죽지 않는 군인을 만들고자 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 실험으로 태어난 괴물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다. 천재 과학자 빅터와 비열한 격투장의 주인인 자크를 규현이, 굳건한 신념을 가진 군의관 앙리와 빅터에 의해 창조되어 절망과 분노를 품게 된 괴물을 박은태가 연기한다.
공 요넥스 연 실황 영화화가 처음인 박은태는 "시사회를 통해 제 얼굴을 봤는데 '저런 연기를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확실히 연출님의 의도가 같이 버무려지면서 내가 느끼지 못한 부분이 표현되고 다양한 재해석이 되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뮤지컬에서 영상을 남긴다는 게 부담이 크다. 멈추고 재촬영하는 개 솔로몬저축은행무직자 념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세 시간 동안 하나의 실수도 없이 담겠다는 거라 배우로서는 부담감이 크고 어려운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유경험자인 규현 역시 "영화화하는 건 부담이 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촬영한다고 사전에 공지해 준다. 혹시라도 대사나 넘버에 실수가 있으면 안 된다는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한다. 몰래 찍어주면 좋은데 한국 그런 시스템이 안 되니까 아쉽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사진=연합뉴스


공연 당시 두 사람은 실제 무대에서 여러 번 호흡을 맞춰보진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김지원 부대표는 "두 배우의 조합이 신선했고, 관객들의 반응 중고차전액할부조건 도 굉장히 좋았는데 그에 비해 둘이 같이하는 무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며 "그 적은 회차에서도 두 배우의 마지막 공연을 꼭 담고 싶었다. 낮 공연을 촬영하는 게 부담스러운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두 배우의 마지막 낮 공연을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훌륭한 무대를 완성했다고 한다. 박은태는 "당시에 거의 한 달 만에 만난 거였는데 마지막 공연이었던 거다. 합이 안 맞는 느낌으로 표현되면 어떨지 걱정했는데 둘이 뭐에 씐 것처럼 재미있게 잘 공연했다"며 웃었다.
박재석 감독 역시 "이날 무대가 레전드였다. 카메라를 보다가 놓친 적도 있다. 배우 모두가 눈을 뺏어가는 연기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부대표는 영화화에 박은태, 규현을 택한 이유에 대해 "캐릭터 기여도가 상당한 작품이라서 단순히 그 캐릭터를 연기했다기보다는 같이 만들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참여한 게 많은 박은태 배우를 하고 싶었다. 또 규현 배우는 지난 시즌에 이어 참여한 거였는데 두 배우의 조합이 신선했다"고 밝혔다.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단순히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과 달리 감독의 연출과 기술력이 더해져 완성도 있는 영화 콘텐츠로 구현됐다.
박 감독은 "문학, 음악 모든 게 이미 합쳐진 게 뮤지컬이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나의 기록물로만 남는 게 아니라, 뮤지컬이 지닌 매력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배우들의 호흡과 감정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담아내는 호흡과 감정을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에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처음 '프랑켄슈타인'을 볼 당시 그는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대표작인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를 떠올렸다고 한다. 자욱하게 깔린 안개에 둘러싸인 한 남자의 뒷모습이 담긴 그림이다. 박 감독은 "외로움이 느껴졌다. 빅터와 앙리가 그렇다고 생각했다. 행복을 추구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두 사람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극장 상영에 최적화된 13대의 멀티캠 영상과 돌비 애트모스 입체 사운드는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박은태는 "공연에서는 제 얼굴을 보여드릴 수 없을 때가 많은데, 카메라로 가깝게 잡아주기 때문에 뮤지컬을 본 분들도 '이 장면에서의 연기가 저런 느낌이었구나'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 관객들이 보지 못했던 표정을 잡아줬다"면서 규현을 향해서도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원래 잘하는 줄 알았지만, 정말 감탄하면서 봤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규현은 "공연은 운이 좋거나 손이 엄청 빨라서 1, 2열을 잡는 분들 말고는 오페라글라스로 무대를 보는 분들이 많다. 영화는 어디에 앉아도 오페라글라스를 쓴 것처럼 생생하게 배우 얼굴을 볼 수 있다. 돌비 사운드로 라이브도 현장감 있게 들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영화를 보러 오는 분들이 보통 뮤지컬 팬분이라서 자연스럽게 앞줄이 예매됐다고 하더라. 습관적으로 그렇게 하는 거 같은데, 중앙이나 뒤쪽에서도 충분히 잘 보이니까 많이 보러 와 달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연합뉴스


EMK뮤지컬컴퍼니는 '프랑켄슈타인'에 앞서 '엘리자벳', '팬텀',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마리 앙투아네트' 등 작품의 실황을 꾸준히 영상화해왔다. 앞선 작품들을 OTT 디즈니+를 동해 공개하기도 했다.
김 부대표는 "10년 전 EMK의 첫 번째 창작 뮤지컬이었던 '마타하리'를 시작으로 영상화를 시작했다"면서 "처음엔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다시는 관객들이 극장에 오지 않을 거라고 화를 낸 해외 연출도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시기에 공연을 못 보고, 해외에서도 올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영상화한 자료들이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생겼다. 이게 오히려 공연 시장을 활발하게 할 수도 있고, 공연을 못 본 분들은 이걸 보고 공연을 보고 싶어질 수도 있다. '프랑켄슈타인'처럼 N차 관람이 많은 공연은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뷰를 제공하는 역할도 있어서 관객들이 작품을 더 깊게 즐길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 K-콘텐츠가 강세라 전 세계에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 이제는 K-뮤지컬의 시대이지 않을까 싶다. 전 세계에 우리 작품과 배우들의 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매체로 적극 활용해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더욱 뜨겁게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