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병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은 2017년 파산 이후 8년째 폐허로 남아 있다.
그동안 부산시는 정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과 '공공병원 전환'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특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와 보건복지부는 최소 5~10년간의 적자 보전을 요구했으나, 부산시는 4년 보전 방안을 고수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금정구는 의료 소외 지역으로 전락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모두 대선 과정에서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공약했으나 현실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29일, 국면 전환의 시험대
29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백종헌투자전략
의원(금정구)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난다. 단순 면담이 아니라 '담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3선을 노리는 박 시장, 존재감을 키우려는 백 의원, 지역 숙원을 풀어야 하는 정 장관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정치적 무게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금정구 보궐선거 당시 직접 공공병원화를연말수혜주
약속한 만큼, 이번 만남에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민간 인수 시도, 또 다른 해법
이와 달리 부산 수영구 한서병원(윤철수 병원장)은 약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침례병원 정상화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공공병원 전환과 민간 코스닥테마주
인수는 방향이 다르다. 시민단체는 "혈세 투입 없는 민간 정상화"를 지지한다. 반면, 의료 취약 지역 해소라는 공익성은 공공병원화에 더 큰 당위성을 부여한다.
공공병원화, 최선의 해법 맞나?
문제는 지속 가능한 운영이다. 부산의료원, 서부산의료원(건설 중), 부산보훈병원 등 기존 공공병원들도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CMA통장금리비교
의료진 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또 하나의 공공병원을 세우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부산의료원은 시 출연금 증액이 추진되는 등 재정 부담이 이어지고 있으며(2025년 174억 원 계획), 서부산의료원은 임대형민자사업(BTL) 구조상 개원 이후 매년 임대료와 운영비를 시가 부담해야 한다(연 약 90억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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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 위탁), 경남 마산의료원(경상국립대병원 위탁)처럼 민간·국립대병원 위탁 운영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대안도 힘을 얻고 있다. 형식적 공공병원보다 실질적 운영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침례병원의 향방, 무엇이 시민들에게 진짜 이익일까?
29일 면담이 단순한 형식적 만남으로 끝날지, 아니면 침례병원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다만 공공병원화 여부가 내년 지방선거 판도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오래 묵은 부산 숙원의 하나로 이젠 가닥을 잡아야 할 때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침례병원 정상화의 핵심은 '공공 전환'과 '민간 정상화' 사이에만 있진 않다. 부산시의 재정 부담 한계(부산의료원 출연 증액, 서부산의료원 BTL 고정지출)와 운영 역량을 갖춘 위탁 모델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관건이다.
건보공단이 현재 경기도 일산에 운영 중인 '일산병원'처럼, 침례병원 운영을 건보공단에 맡기는 것도 위탁 운영의 한 방편이긴 하다. 이것을 부산대병원 등 부울경 상급종합병원이나 운영 능력을 검증 받은 민간병원도 가능하게 위탁운영 대상을 더 넓혀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
향후 정부·부산시가 '적자 보전 기간·방식'과 '운영 주체'의 밑그림을 제시할 경우, 침례병원은 8년 방치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구체적 재정·운영 로드맵 없이 '원론적 합의'만 반복된다면, 지역 의료 공백과 정치적 논쟁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회동 이후 나올 정부와 부산시의 메시지에 지역 사회가 주목하는 이유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