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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후보 중 ‘보수색’을 가장 강하게 드러냈다. 경제 정책에선 재정 확장, 금융 완화, 구조 개혁 등을 주축으로 삼은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난달 총재 선거 입후보 소견 발표에서 보수 성향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메이지유신에 기여한 사카모토 료마의 글을 인용해 일본을 ‘세탁’하겠다고 했다. 실질적 군대인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등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을 다시 한번 ‘높은 위치’로 밀어 올리겠다”며 “강한 경제, 강한 국토, 안전한 사회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겠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학자금대출 물가 대책과 관련해선 소득세에서 일정액을 공제하되 납부한 소득세가 공제액을 밑도는 저소득층에는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이른바 ‘급부형 세액공제’다. 일률적 감세나 현금 지급보다 저소득층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제도다. 다카이치는 그러면서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웠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만큼 재정 확장 등을 내건 아베노믹스를 계 차량유지비기준 승한다는 방침이다. 적자 국채 발행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진=AFP


일본 증권업계는 다카이치 당선에 따라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는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카이치가 금융 완화와 재정 창업지원대출 확장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다카이치 당선으로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카이치는 금융 완화로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리플레이션파로 언급된다.
외국인 규제 강화도 예상된다. 나라현 출신인 다카이치는 자신을 ‘나라의 여자’로 소개하며 외국인이 나라시 명물인 사슴을 마이너스통장 비교 발로 차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고 이를 기뻐하는 사람이 외국에서 온다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반외국인 정서를 자극했다. 올해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일본인 퍼스트’를 내걸고 외국인 규제 강화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킨 우익 야당 참정당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일·미 동맹 서민기금대출 과 함께 일·미·한, 일·미·필리핀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은 문화적으로 교류가 활발하고 경제적으로도 조선 등에서 경쟁하지만 협력하고 있다”며 “중국, 러시아, 북한이 접근하는 위기 상황에서 (한국과) 협력하며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변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여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왔다. 작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국책(國策)에 따라 숨진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계속 참배할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다만 이번 선거전에선 총리에 취임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독도 문제도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카이치는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장관이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케시마는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이다. 다카이치는 독도 문제에 대해 “대신(장관)이 다케시마의 날에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모두가 일본 영토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13년 연속으로 다케시마의 날에 차관급인 정무관을 보냈다.
다카이치는 오는 27일 일본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첫 다자외교 무대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관세 합의 후폭풍이 불 수도 있다. 다카이치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투자) 운용 과정에서 만일 국익을 해치는 불평등한 부분이 나오면 확실히 얘기해야 한다”며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