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동기 시대 황금 장신구 등이 도난당한 세인트 페이건스 국립 역사 박물관. BBC 캡처


금 가격이 올 들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는 가운데 유럽 각지의 박물관이 황금 유물을 노린 강도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강도들이 유물을 녹여 현금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표준시(UTC) 6일 오후 3시 4분 기준 금 가격은 온스당 3956.42달러를 기록했으며, 한때 최고 3958.57달러까지 찍었다.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있는 세인트 페이건스 국립 역사 박물관에서 청동기 시대 황금 장신구 등이 도난당했다고 가디언이 6일 보도했다. 사우스 웨일스 경 목적어 찰은 “6일 오전 12시 30분쯤 박물관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용의자 두 명이 박물관에 무단 침입, 전시장에서 청동기 시대 금 장신구 등 여러 유물을 훔쳐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물관 대변인은 “이번 도난 사건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했다.
웨일스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세인트 페이건스 국립 역사 박물관은 회사원 1948년 설립됐다. 16세기 후반 영주의 저택이었던 세인트 페이건스 성과 정원 부지에 빅토리아 시대의 학교, 중세 교회 등 50동 이상 역사적 건물을 재현했다.
지난달엔 프랑스 파리의 한복판에서 원석 형태의 황금 표본이 도난당하기도 했다. AFP통신 등은 1793년 개관한 파리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에서 지난달 16일 원석 형태의 금 표본 sm7 부분변경 4개가 도난당했다고 보도했다.
표본 가치는 60만 유로(약 10억원)로 추산된다. 박물관 측은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난당한 금 표본은 18~19세기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최초로 발견된 금 원석과 미국 골드러시 시대에 채굴한 원석, 수십 년 전 호주에서 발견된 축구공 크기의 5㎏짜리 금 원석 등으 대구 임대아파트 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범행 수법은 상당히 대담했다. 도둑들은 박물관 비상문을 절단기로 자르고 내부로 진입한 뒤 금 표본이 소장된 방탄 유리를 가스 절단기로 부수고 표본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표본의 형태가 상당히 특이하기에, 프랑스 경찰과 박물관 등은 도둑들이 가공되지 않은 원석 형태의 금을 그대로 유통하 행원 직무 기보단 아예 녹여서 순금만 추출, 금괴 등 형태를 바꾼 다음 팔았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박물관 측은 “희소성이 있어 유통하기 힘든 일반 문화재보단 바로 녹여버릴 수 있는 금이 훨씬 나은 선택일 것”이라며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월엔 네덜란드의 드렌츠 박물관(1854년 개관)에서 루마니아 국립 박물관에서 대여한 국보급 고대 황금 투구와 팔찌 등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 네덜란드·루마니아 간 외교 분쟁으로까지 비화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강도들도 박물관 문을 폭약으로 터뜨려 부수고 내부로 진입, 유물을 훔쳐가는 대담함을 보였다.
도둑들이 훔쳐 간 ‘코토페네슈티의 황금 투구’(기원전 450년경 제작)는 루마니아의 최고 국보급 문화재다. 무게 770g가량의 이 투구는 로마 제국에 맞서 싸운 현 루마니아인의 조상 다키아인이 만들었다. 다키아인의 독자적 문화와 신화 등을 형상화해 루마니아 역사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민족적 자존심을 상징하는 최고 국보가 외국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루마니아 국민은 분노했고, 국립박물관장은 해임됐다.
유럽에선 박물관·미술관 절도 사건은 일종의 ‘범죄 장르’로 여겨질 만큼 흔하게 발생한다. 상당수 박물관이 수백 년 역사를 가지고 있어 건물이 낡고 보안도 느슨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둑들의 표적이 된다. 파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은 지난 7월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유물 도난 몇 주 전부터 영상 감시·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으나 박물관 측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 국보를 도난당한 네덜란드 박물관도 야간에 경비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