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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국 철강산업이 생존의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과거 복합 리스크라고만 불리던 환율·관세·수요 둔화 같은 요인들이 이제는 모두 현실이 됐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재도약이 가능할지, 아니면 도태될지가 결정될 겁니다."

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글로벌 전환기 철강산업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에서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가 한 말이다. 이 상무는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시장 구조 변화 속에서 이제 한국은 시장 다변화, 현지화, 탄소 감축 투자라는 세 가지 축으로 생존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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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에서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철강 수출 '이중 압박'
현재 글로벌 철강 시장은 구조적 공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논술 과잉 상태다. OECD에 따르면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은 오는 2027년까지 1억6500만톤(t) 늘어날 전망이다. 공급과 수요의 격차를 뜻하는 초과 생산능력은 작년 6억2000만톤 수준에서 올해 6억3900만톤, 2027년에는 7억2100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요 생산국들이 내수 부양과 고용 유지를 명분으로 설비 투자를 한국은행 환율 이어가면서 감산보다 증설에 힘을 준 결과다.
이에 비해 철강 수요는 팬데믹 이후 회복세가 멈추며 정체돼 있다. 세계 철강 가동률은 2019년 85%에서 2027년 7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공급 과잉은 각국의 통상정책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232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재가동하고, 부사관 올해 6월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상향했다. 
아울러 EU(유럽연합) 역시 내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만료를 앞두고 신규 TRQ(관세할당제) 규정안을 발표했다. 초과 물량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고 무관세 쿼터를 47% 축소하는 게 골자다. 이는 중국산 철강이 미국 시장을 피해 유럽으로 몰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 해드림서비스 치로, 글로벌 철강 무역 장벽을 한층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제는 이에 따라 한국 철강 수출의 양대 시장이 동시에 좁아졌다는 점이다. 한국은 미국과 EU 모두에 대한 철강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두 지역 모두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올해부터 고율 관세와 쿼터 축소의 이중 부담을 떠안게 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역 규제는 약 90건에 달하며, 이 중 9건이 신규 조사 대상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상 주요국의 통상 압박은 국내 철강사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통상 압박 속 생존 해법은
전문가들은 지금의 통상 압박을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단순한 수출선 조정이 아니라 생산과 투자, 제품 전략까지 전면 재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EU·일본·중국·인도 등에서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중심이 점차 먼 지역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상 한국은 주요국의 통상 압박에 직접 노출돼 있어 제재 강도는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이 상무는 한국 철강업계가 기존 주력 시장 내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지역별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중장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주요 기업들도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현지 가공·판매망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이 상무는 "한국은 중국이 통상 압박을 받을 때마다 후방에서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며 "국제 공조를 이어가되 탄소 감축이라는 산업 전환 과제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저탄소 투자 기조를 활용해 경쟁력을 회복한다면 한국 철강산업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고 첨언했다.



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에서 박정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박정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통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적 해법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미국은 국내법을 근거로 WTO나 FTA 같은 통상 규범을 무력화하고 있고, EU는 규범 준수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전 세계 통상 질서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자주의 무역 체계의 무게 중심이 이미 최고점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며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박 변호사는 TRQ 규정에 대한 EU 내부의 비판 여론을 협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EU에서도 26개 품목군 전체에 일률적으로 50% 관세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품목별 예외를 협상 과정에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 특성에 따른 예외 조항 도입 요구를 외교 협상 과정에서 활용하면 일부 관세 완화의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현지 투자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변호사는 "한국도 현지 생산과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미국이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복귀)에 이어 트랜스쇼어링(해외 협력 생산 체계)에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현지 파트너십이나 합작법인 형태로 시장 접근 방식을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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