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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구용 교수 강연 지난 26일 김남주기념사업회는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를 초빙해 해남문화원에서 인문학 콘서트를 개최했다
ⓒ 김성훈
지난 25일, 오후 6시 30분, 해남문화원 다목적실에서 사회를 맡은 나는, "가능하면 앞자리로 자리해 주세요, 휴대전화는 진동으로"라는 안내를 했릴게임바다이야기
다. 객석은 촘촘해졌다. 인문학 콘서트의 주제는 분명했다. '자유'. 김남주 시인의 언어와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사유가 만나는 밤이었다.
나는 개회 인사에서 "바쁜 와중에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박 교수를 "강단과 현장을 오가며 철학을 대중과 연결시켜 온 학자"로 소개했다. 이어 박수 속에 단상에 오른 박 코스탁종목
교수는 "요즘 강연은 가급적 사양하지만, 해남에선 예외를 만들었다"며 웃음을 끌어냈다. 스스로를 "철학·정치학·사회학을 공부했고 박사는 법철학"이라고 소개한 그는 예술철학을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을 밝혔다.
동학·김남주·'파랑새'… "희망은 들불과 죽창의 은유로 살아 있다"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동학과 김남주 시를 주식이익
변주하여 해설하는 대목이었다. 박 교수는 〈새야 새야 파랑새야〉의 '파랑새'를 "일본 군복의 색"으로만 풀이하는 통념을 비판하며, 녹두(녹두꽃)·들불·죽창으로 이어지는 상징망을 설명했다. "김남주의 〈희망〉은 '파랑새=녹두꽃=들불=죽창'의 변주로, 혁명적 연대의 감각을 정확히 포착한 시"라며 관객과 함께 구절을 낭송했고, 잠시 합창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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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는 동학을 몸으로 이해한 유일한 시인입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에서 파랑새는 일본군이 아니라 녹두꽃의 상징, 들불, 죽창을 든 민중의 영혼이에요. 그런데도 오늘날 많은 지식인들이 이 노래를 잘못 해석합니다. '파랑새 = 일본'이라니,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김남주는 프랑스 혁명과 동학의 정신을 정확히 꿰뚫어 시 속에 녹여낸 사람입니다. 대한KNN 주식
민국에서 이런 수준으로 동학을 이해한 시인은 단 한 명뿐입니다."
그는 웃음을 섞어 "앞으로 누가 '파랑새=일본'이라고 하면 머리를 톡 쳐주고, 정확한 해석을 알려주라"라고 말하며 청중을 깨우기도 했다. 강연장은 웃음과 박수로 들썩였다. 그러나 그 말 속에는 깊은 경고가 담겨 있었다. '얄팍한 지식으로 역사를 오해하지 말 것, 김남주의 시를 올바르게 읽을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글은 칼이자 피… 자유는 누군가의 조건을 함께 만드는 약속"
박 교수는 글쓰기의 고통과 책임을 말하며 니체를 소환했다. "글은 피로 쓰는 것"이라는 말 뒤에, 그는 그렇게 뽑아낸 언어를 공론장에 돌려놓을 때 철학이 사회적 역할을 갖게 된다고 했다.
강연의 축은 '자유'의 계보학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정치공동체)에서 자유인은 "만인을 위해 일하는 시민(가장)"이었다. "자유란 원래 '정치적 행위'이며, 공동의 일에 참여하는 힘"이라는 설명은 곧 현대 자유 개념으로 넘어갔다. "근대에 오면 자유는 '간섭받지 않을 권리', 곧 '인권'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간섭'은 없지만 '지배'는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늑대에게 자유는 사슴에게 폭력이다"는 예를 들었다.
박 교수는 청중을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긴 여정으로 데려갔다. 그는 일본 메이지 유신의 출발점에 있었던 이와쿠라 사절단 이야기를 꺼냈다. "일본이 처음 서양 문명을 배우러 갔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배운 건 '자유'였습니다. 천황은 서양의 핵심 가치가 자유라는 것을 깨닫고 신민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자유를 선물한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그 이후의 역사는 자유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박 교수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때부터 일본 사람들은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자유라고 착각했어요. 술 취해 옆집 문을 두드리며 '나 자유야!'를 외치는 식이었죠. 그걸 제어하려고 권력이 만든 말이 있습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운 이 문장은 사실 일본이 서양의 자유를 오해한 끝에 만들어낸 통제의 언어입니다. 저는 철학을 30년 넘게 공부했지만 서양의 자유 개념 어디에도 '자유=책임'이라는 등식은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씁쓸했다. 자유를 책임의 족쇄로 가두려는 권력의 전략을 벗기며,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다시 묻게 만들었다. "자유는 본래 책임을 조건으로 거래되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 청중은 잠시 숨을 고르는 듯했다. 그것은 우리가 너무 오래 당연하다고 믿어온 상식을 흔드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민주주의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속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 김남주 시, 자유 중
이날의 강연은 김남주 시인의 시와도 겹쳐졌다. 김남주 시인은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노동과 연대 속에서 찾고 있었다. 개인의 이익을 넘어 공동체를 위해 싸우고 일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실천된다고 인식한 것이다. 말하자면 그의 자유는 타인을 향해 열려 있는 연대의 자유였다. 반면 일본이 수입한 '책임'의 언어는 자유를 다시 지배의 장치로 묶었다. 박 교수는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이 허위의 자유 담론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뿌리-'근본 없는 자들'의 정치
박교수는 더 깊이 들어가 민주주의의 기원으로 이어졌다. 박 교수는 고대 그리스의 아르케(archē) 개념부터 시작해, 가문 중심 권력 구조를 해체한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을 설명했다.
"'아르케'는 근본, 뿌리, 권력, 아버지를 뜻합니다. 폴리스는 아르케들의 세계였죠. 그런데 어느 순간 역사가 뒤집혔습니다. 가문과 재산을 넘어 마을 단위로 재편된 '데모스'가 정치에 참여하면서 민주주의가 시작됐습니다. 민주주의는 사실 근본 없는 자들의 정치입니다. 오늘날 무정부주의라고 오해되는 '아나키'(an-archē, 근본 없음)가 바로 민주주의의 출발입니다. 김남주는 바로 이 '아나키적 정신'을 한국 시에서 최초로 구현한 시인입니다. 아무도 냄새나는 골방의 메주 덩어리를 시로 쓰려 하지 않았습니다. 근본 없는 것, 뿌리 없는 것, 가난한 것, 그곳에서부터 민주주의와 저항의 언어가 태어납니다."
'자유'를 품은 해남의 밤
2시간 남짓의 강연 후 저자 사인회가 시작됐다.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줄을 섰다. 책을 품에 안은 손마다 온기가 묻어 있었다. 박구용 교수는 이름을 물으며 짧은 대화를 건넸고, 사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가진 '자유'에 대해 속으로 무언가를 다시 되새기는 듯했다. 책이 한 권씩 건네질 때마다 간간한 웃음이 비집고 들어왔다.
오늘 밤, 자유는 어떤 모습으로 각자의 마음을 스쳤을까. 박구용 교수가 말한 '자유는 나 홀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약속'이라는 메시지 위에, 김남주의 한 시가 조용히 포개졌다.
달동네 아줌마들
달동네 아줌마 아저씨들
호미 들고 낫 들고
지상의 거처에 내려와
이십층 삼십층 아파트 단지에 내려와
꽃도 가꿔주고
잔디도 가꿔주고
공터에 버려진 쓰레기도 치워주고
쉴 참이 되었는지
여름 나무 그늘에 앉아
도시락 보자기를 풀기 시작한다
먹고사는 제 꼬락서니 보이지 않으려고 그러는지
눈 밑까지 모자며 수건을 푹 눌러쓰고
오 차라리 내 얼굴에 용수를 씌워다오
하늘 아래 죄 없이 잘도 사는 사람들아
어쩌면 '자유'는 멀리 있는 추상이 아니라, 저 얼굴 가려진 사람들의 삶을 다시 보게 만드는 사유이지 않을까. 낯익지만 끝내 다 알 수 없었던 '자유'를 품은 채, 해남의 밤은 천천히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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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수는 더 깊이 들어가 민주주의의 기원으로 이어졌다. 박 교수는 고대 그리스의 아르케(archē) 개념부터 시작해, 가문 중심 권력 구조를 해체한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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