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총국은 10월 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방부가 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 입장을 내놨다. 군 당국이 북한 군사 도발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낸 것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정부는 그간 한반도 긴장 완화 차원에서 '로키'(낮은 수위)로 대응해 왔다.
국방부는 이날 출입 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우리 군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미 간 연례적인 연합 훈련과 회의 등을 비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위들을 즉각 중단하라"며 "앞으로도 우리 군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도 북한이 지난달 22일에 이어 또 한 번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상황과 관련해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사실을 공개했다. 국가안보실은 이 회의에서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7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700㎞가량 비행한 뒤 낙하했다. 지난달 22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6일 만에 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서며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한 공개 비난에 나섰다.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광철 국방상은 전날 '우리 무력의 대적 인식과 대응 의지는 보다 명백히 표현될 것"이란 제목의 담화를 통해 지난 3~7일 실시된 한미 공군 간 연합훈련인 '프리덤 플래그'와 미 항 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것을 문제 삼았다. 노 국방상은 "(한미의 움직임은) 끝까지 대결하려는 적대적 본성의 여과 없는 노출이고 숨김없는 의도적 표명"이라며 "앞으로 우리 안전권에 접근하는 일체의 위협들은 우리의 정조준권 안에 놓이게 되며 필요한 방식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2일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로키'로 대응했다. 이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시기 한반도 긴장감을 관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반면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북한 행동을 우려하는 입장을 냈다.
당시는 침묵했던 국방부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에 규탄 입장을 낸 데 대해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군사 도발이 잦아지고 있는 데 따라 한미 간 목소리의 톤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