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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신앙이 교회 주류가 되고 있지만 유전되듯 이어지는 종교생활이 복음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습관 신앙’을 넘어 복음을 새롭게 정립하자는 흐름이 교계에 일고 있다.
최근 통계를 보면 한국교회 안에서 신앙인 가정에서 성장은 축복인 동시에 깊은 딜레마로 자리 잡고 있는 듯 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보고서에 따르면 교회 출석자 자녀 중 79%가 기독교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독 청소년 58%, 20·30대 54%가 모태신앙인으로 조사돼 신앙이 가족을 중심으로 전수되는 ‘가족 종교화’ 현상이 뚜렷했다. 반면 이 혈연적 구조가 교회 본질적 생명력과는 직접 연관되지 않고 있 모기지론 금리 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수능 고사장 주일 예배에는 성실히 출석하지만, 정작 신앙 고백은 부모 세대가 준 숙제로 느끼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부모님과 함께 신앙생활을 한 경우, 부정적 영향으로는 ‘타율적 또는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6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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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족 종교화란 결국 모태신앙인 증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가정 안에서 신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개인 자율적 회심이 약화될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회심 경험이 없는 모태신앙 교인도 교회가 복음 9급공무원 대출 을 전해야 할 대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가정과 교회는 신앙을 전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세대가 복음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활동이 복음 대체’: 감정과 습관에 익숙해진 청년들 신앙


이러한 문제의식 이신행 에 현장 목회자들도 응답하고 있다. 차성진 모두교회 목사는 2022년부터 ‘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신앙 근본을 되묻고 있다. 최근에는 같은 제목의 책을 펴내며 더 넓은 독자와 세미나 참여자들에게 이 주제를 제안하고 있다.




차성진 모두교회 목사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 한 스튜디오에서 ‘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의 집필 이유를 소개하고 있다.


차 목사는 “믿음 없이도 교회생활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사람을 만나고 악기를 연주하며 감정이 고양될 때 눈물과 행복이 밀려올 수 있지만, 그런 감정은 복음이 없어도 느낄 수 있는 심리적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를 “믿음을 공급하는 기관”으로 정의하며, 감정과 문화에 익숙해진 모태신앙 세대가 신앙 출발점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차 목사는 “복음은 개인이 홀로 깨닫는 지식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배우고 확인해야 할 진리”라며 “지금의 교회는 교제와 봉사만으로 활발한 활동이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그 결과 ‘종교적 활동이 복음을 대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냥 믿어'의 덫: 율법적 신앙이 가린 복음 본질


손성찬 이음숲교회 목사는 모태신앙인 확산 자체가 아니라 부모 세대 신앙 전수 방식에서 문제를 찾는다. 손 목사는 2018년 저서 ‘묻다 믿다 하다’(죠이선교회)를 통해 ‘그냥 믿어’ 혹은 ‘일단 순종해’ 식 신앙 교육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그는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모가 자녀에게 율법적 신앙만을 전수한 결과, 교회 문화에는 익숙하지만 복음의 이유를 알지 못하는 세대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손성찬 이음숲교회 목사. 국민일보DB


그는 현행 세례 및 입교 교육의 형식적 운영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모태신앙의 경우 유아세례를 받고 13세부터 입교를 하는데 이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다”며 “복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신앙을 고백할 수 있을 때 교회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교회가 여전히 이를 통과의례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모태신앙 자녀들을 회심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가르쳐야 한다”며 “신앙은 공동체 속에서도 개개인이 내면에서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 제110회 정기총회에서 유아세례 교인 입교 연령을 13세에서 7세로 낮추려다 부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총대들은 “스스로 신앙을 고백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반대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연령 조정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적 이해와 회심에 대한 교회의 깊은 자기 성찰이 반영된 결정이었다.


신앙은 결국 만남이다


차 목사는 “모두가 믿음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각자 보기 좋은 것을 믿음이라 설정한다”며 “믿음의 기준은 내 감정이나 가정 전통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이제 우리는 묻고, 믿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 목사가 신앙 본질을 재점검하자고 제안했다면 손 목사는 그 회심의 실제 조건을 ‘관계의 복음’에서 찾는다. 손 목사는 “모태신앙은 부모의 유산이 아니라 사랑의 경험에서 다시 시작된다”며 “어릴 때 교회나 가정에서 복음적 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오히려 교회에 반발심만 남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박찬호 백석대 신학과 교수는 “모태신앙인들이 교회를 가장 많이 떠나는 시기가 바로 성인이 될 무렵”이라며 “부모가 아무리 애써도 결국 자녀가 자기 하나님을 만나야만 진정한 믿음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 신앙은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가는 종교가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을 찾아오시는 종교”라며 “결국 부모와 교회는 그 주권적 만남이 이뤄지도록 돕되 기도하며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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