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메신저 플랫폼 시그널(왼쪽)과 왓츠앱(오른쪽) 로고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럽연합(EU)에서 아동성학대 콘텐츠 대응을 위해 온라인 메시지를 스캔하는 법안을 두고 '채팅 검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프랑스24, 폴리티코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일 EU 이사회에서는 '아동성학대콘텐츠(CSAM) 규제 법안'에 대한 투표가 독일의 반대로 중단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EU 내무부 장관들은 오는 14일 법안을 이사회 회의 의제로 상정해 공동 입장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지난 2022년 발의된 이 법안은 아동학대 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해 EU 내 모든 플랫폼에서 아동성학대 콘텐츠 예금 추천 를 탐지, 신고, 삭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왓츠앱', '시그널' 등 유럽의 주요 온라인 메신저 플랫폼은 사용자의 암호화 전 메시지를 자동으로 감지해 불법 콘텐츠를 식별해야 한다.
법안 찬성 측은 메신저 플랫폼이 제공하는 메시지 암호화 설정이 아동성학대 콘텐츠 유포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계대출거치기간연장 아동보호 단체들은 플랫폼이 성범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법안을 지지하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단체, 사이버보안 전문가, IT기업 등은 법안이 메시지 암호화 기술을 불법화하고 사생활 침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X는 지난 7일 올린 게시글에서 법안이 "정부의 자체교재 자국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를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암호화 채팅 앱 시그널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유럽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7일 프랑스 국회에 제출돼 현재까지 1279명이 서명한 온라인 청원에서는 "암호화를 해제하면 모든 EU 시민이 사이버 범죄, 권위주의 정권, 외국 간섭에 취약해질 것"이라며 "강력한 암호화는 디지털 신한마이카대출자격 보안과 경제 경쟁력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대 진영은 아동성학대 콘텐츠를 완벽하게 탐지하는 기술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37개국 소속 연구자 807명이 서명한 공개서한에서는 "인간조차도 아동성학대 영상과 청소년 간 성적 메시지를 구분하기 어렵다"며 "알려진 모든 알고리즘은 본질적으로 우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산무료상담 논란 끝에 덴마크가 올 하반기 EU 의장국을 맡으면서 새로운 법안을 제안했지만, 7일 독일이 반대 입장으로 선회하며 EU 이사회에서 법안 통과에 필요한 승인 조건(회원국 27개국 중 인구 65% 이상 15개국)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아동성학대 대응에 적극적인 덴마크는 14일 예정된 회의에 법안을 상정하지 않는 대신 12월 장관 회의에서 논의할 새로운 타협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한국에서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채팅 검열'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2021년 말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해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되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적용되는 성 착취물 필터링 기술이 사실상 채팅 사전 검열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왔다.
jwlee@news1.kr